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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2017



 <미녀와 야수(2017)>를 보기 전에 일부러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1991)>를 찾아 보았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애니메이션인데도 연출이나 색감 등이 매우 뛰어나서 놀람과 동시에 이 애니메이션을 과연 실사판 <미녀의 야수(2017)>가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들었다. <미녀와 야수(2017)> 출연진이 공개 되고 역대급 조연과 OST 구성원이 내 기대를 높인 것은 사실이나...

 결론은, <미녀와 야수(2017)>는 조연과 배경음악이 살렸다.. 개스톤은 원작에서 튀어 나온 것처럼 연기를 잘해 주었고 주전자 아주머니나 르푸, 그리고 코스워스 모두 자신들의 캐릭터를 잘 살렸고 또 완벽했다. 또 아리아나 그란데와 존 레전드가 부른 OST가 압권. 영화를 보고 나처럼 OST를 찾아 들은 사람이 거의 대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역시나 엠마 왓슨의 연기는 보는 내가 다 불안불안 했고 또 틀에 박혀 있었다. 그냥 자꾸 헤르미온느 생각만 났다. 후반부로 갈수록 나아지긴 하나 몰입에 방해가 안될 뿐이지 잘하는 건 아니었다는.. 게다가 기대하고 봤던, 미녀와 야수 하면 생각나는 그 무도회 씬이 너무나 실망적. 색감은 훌륭했으나 애니메이션보다 덜 화려했고 벨의 드레스는 더더욱. 그냥 문구점 반짝이 같은 느낌이랄까. 

 또한 페미니스트를 자처하고 페미니스트 활동으로 오랫동안 연기 활동을 중단했었던 엠마 왓슨. 이후 첫 초이스한 작품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찜찜하다. 원작보다 야수가 벨에게 사랑에 빠진 것에 개연성이 높고 벨의 이야기를 좀 더 담았다고는 하나 여성의 이야기를 담았다고는 느끼지 못했다. 벨이 마을에서 이상한 사람 취급 받지만 그녀가 마을에서 가장 예쁘다는(그래서 개스톤의 사랑을 받는), 또한 벨을 질투하고 혹은 매도하는 여성들을 모두 못생기고 왜소하게 그렸다는 것에서 버릴 수 없는 외모 지상주의는 여전한 것을 더더욱 느꼈다. 영화 내에서 벨이 진취적이고 그 시대의 풍습을 거부하기는 하나 이것 또한 원작과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모아나를 이어, 벨 또한 야수에게 'I'm not a princess'라고는 하지만 인종차별문제에 디즈니의 생각을 담은 것처럼 이 또한 디즈니의 요새 분위기일 뿐. 덧붙이자면 인종 차별 문제에 대해서도 백인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종들이 나왔다고는 하나 그저 디즈니의 요새 지향하는 분위기일 뿐 미녀의 야수가 특별히 대단한 정도는 아닌데. 

 그래도 조연들의 활약과 OST의 달콤함 때문에 3.5점의 별점을 주었다. 주전자 아주머니나 코스워스 등은 마지막에서야 그들의 얼굴을 드러내는데, 아 저 사람이었어! 하는 재미도 있는 것 같다. 그 만큼 역대급 조연이기도 했고. 사람들이 감동을 받거나 슬퍼한 장면들도 모두 조연들과 관련이 있는데, 주전자 아주머니가 벨에게 "네가 꼭 저주를 풀어야 할 필요는 없어"(대사가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이런 식) 라고 말한 부분이나 마지막에 조연들이 저주 때문에 물건이 되어 버리는 장면 등에서 그러했다. 또한 아리아나 그란데와 존 레전드의 OST는 주인공들의 입 싱크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OST였다고 생각한다. 아리아나 그란데의 목소리는 진짜 나라에서 보호해줘야 해.. 아무튼 생각보다는 실망했던 <미녀와 야수(2017)>였지만 또 한편으로는 나름 재밌었다는 생각도 드니. 약간 호불호가 갈릴 영화인 것 같다. 


+ 페미니스트 '벨'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 이 글을 참고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http://deepr.kr/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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