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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쎈 여자 도봉순

1화


기획의도

인간이 사는 세상은 정글이나 다름없다. 혼돈속의 질서를 바로잡는 법과 인간의 내재된 양심이 동물들이 지배하는 정글과의 차별점이긴 하나 처절한 약육강식, 힘의 논리 하에 움직이고 있음이 사실이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나 실존적 권위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추락하는 남성의 권위를 물리적 힘으로 가압하려는 역행성 범죄와 심리들 또한 보이지 않게 증가하고 있다.


“남자가 여자보다 나은 점은 털 많고 근육 많은 것 밖에 더 있어?” 라고 외치던 여자팀장은 늦은 밤 회식 후 남자 부하직원이 집 앞까지 에스코트 해주는 아이러니에 놓인다. 왜냐 그 털 많고 근육 많은 남자의 물리적 힘이 나쁜 남자 인간들에 의해 나쁘게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는 그래서 털 많고 근육 많은 그러나 좋은 남자에게 한없이 끌린다. 자기가 가지지 못한 걸 가지고 있어서다.


만일 여자가 남자보다 힘이 세다면 세상은 어찌 되었을까? 이 발칙한 상상에서 출발한 이야기가 세상 사람들에게 호쾌하고 통렬한 다이돌핀을 줄 거라는데 난 조금도 망설임 없는 확신을 하며 드라마를 기획하였다.  





 드디어, 드디어 내가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랐던 드라마 등장!!!!!!!!!!!!!!!


 여태껏 드라마에서, 이렇게 '여자'가 대놓고 주인공인데다가 '여자'가 최고 쎈 드라마가 있었던가! 내가 기억하는 대놓고 여자가 주인공인 드라마는 <다모>나 <기황후>, <선덕여왕>, <대장금> 정도? 다 사극이다. 역시 현실성 제로 게다가 이 드라마에서도 주인공들은 남자의 도움 없이는 위기를 극복해내지 못했다고 한다... 매번 민폐여주를 언급할 때마다 말하는 미드 <에이전트 카터>. 저번 <에이전트 카터> 포스팅에서도 말했다시피 카터 요원과 같은 여자 주인공은 한국 드라마에서는 왜 씨가 마른 것일까!!! 라고 포효한 적이 있었다. 자고로 여자란, 남자 주인공의 앞길을 막는 '민폐여주'는 기본이고 또 '여자'가 주인공이라고 해도 매번 남자 등장인물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식의 스토리 진행에 골이 났던 차에.. 매우 반가운 드라마 등장!


  저번 포스팅에도 언급했듯이 난 이 드라마에 굉장히 큰 기대를 가지고 있었고, 화랑에서의 박형식을 굉장히 좋게 보았기 때문에(♥) 또 연출을 맡은 이형민PD는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맡았던 연출자!!! 이기에...이번 드라마 만큼은 전격 본방사수해버렸다. jtbc...금토...11시.... 게다가 기획의도에서 보다시피 철저한 약육강식 사회에 남자보다 힘이 약한 여자들. 그리고 이렇게 원초적인 것에서부터 시작된 질문. "여자가 남자보다 힘이 세다면 세상은 어찌 되었을까?" 이런 질문에서 시작된 것 자체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고 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포스터부터가 취향저격 여심저격



 1화라서 그런지, 등장인물 설명에 치중했다는 면이 없지 않아 있으나 그와는 별도로 스토리 진행이 매우 빨랐다. 벌써 주인공들이 죄다 만나고 2화 예고에서는 봉순을 두고 두 남자가 찌릿찌릿.. 논외로 자소서를 쓰면서 여자 주인공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취준생인 봉순의 처지를 강조함과 동시에 등장인물 설명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자연스럽고도 좋았다. 또 1화에서는 봉순의 이야기가 주가 되었지만 곳곳에서 주변 인물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보는 데 있어서 어렵지 않았다. 예를 들면 경찰을 이상하리만큼 불신하는 남자 주인공이라든지, 대대로 이어지는 괴력 탓에 된통 당했던 봉순 어머니의 이야기라든지.. 게다가 이 드라마는 철저하게 봉순's 드라마이라 그런지 드라마를 다 보고 나니까 박형식이나 지수는 생각도 나지 않고 오로지 기억나는 건 박보영 뿐.. 그녀는 존재 자체로 sweet....


 총 1시간이 넘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갈 정도로 무척이나 재밌고 흥미진진. 다만 봉순의 능력이 너무 오바된 듯 보인달까.. 30미터 날라가는 건 좀 심했어.. 이렇게 어마어마한 힘이 없다면 남자들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이 또 현실이 서글플 뿐. 또한 봉순네를 제외하고 등장하는 여성들은 성추행 당하고 살해 당하는 철저한 약자들. 그래서 비현실적인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서도 사무치게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이 느낌은 뭘까. 


 무엇보다도 "대체 여자다운 게 뭔데!"라는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매우매우매우매우 의미 있는, 잔잔한 물결에 던져진 돌 같달까. 이 드라마를 보시는 남성 시청자분들도 언젠가는 자신을 지켜줄 여자를 꿈꾸시길! 나는 오늘 힘 쎈 여자 도봉순 2화를 꿈꾸며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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