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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이 나타났다

jtbc / 매주 금요일 밤 9시~11시 / 1편 리뷰



특징

스태프 700여 명의 큰 스케일 / 사전제작 예능

이외엔 <박수홍의 러브하우스>와 별다를 게 없다...?는 것도 하나의 특징..



 어린 시절(?) 박수홍의 러브하우스를 매우 애청하던 시청자로서, 이번 <내 집이 나타났다>의 기획은 매우 반갑고도 설렜다. MBC의 <느낌표>나 <박수홍의 러브하우스>와 같은 '캠페인 형' 기획들이 그리웠던 차에, 그리고 요새 '따뜻한' 이야기가 많이 고픈 우리네들을 위하여 딱 시기좋은 기획이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게다가 각박한 사회생활에 지쳐 '집순이' '집돌이'들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 '집 꾸미기'나 '인 마이 룸'과 같은 콘텐츠들이 여기저기서 많이 보이는 시점에서 집 시공 혹은 인테리어와 관련된 기획은 구미를 당기기에도 딱 알맞은 시점이다 싶었다! 그런데..

 그런데 뭔가 아쉬운 이 느낌은 대체 뭘까...? 되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가 생각나는....? 

 일단, <박수홍의 러브하우스>와 다른 게 없다. 뭐, 박수홍의 러브하우스에서처럼 신청자의 '가난함'과 '불쌍한 사연'을 방송 내내 울궈먹는 짓은 하지 않았다는 것(초반에 조금 나오긴 했다만, 캠페인 예능에서는 꼭 거쳐야 하는 의례와 같은 것이라)에서 차이가 있겠지만, 그걸 빼고 뭐라도 채워야 하는데 채운 게 없다.. 8개월 전에 찍었다고 하기엔 들어있는 게 너무 없었다. 진짜로 '모델하우스' 홍보하는 느낌? 차라리 박수홍의 러브하우스처럼 신청자의 사연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편이 훨씬 나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화장실이 불편하다'나 '100년 째 대대로 살았다' 말고는 '집'에 관련된 신청자들의 이야기는 하나도 안 들어가 있고 집 내부 전후만 보여주고는 '심각하다'만 강조해버리니.. 신청자 인터뷰 같은 것이라도 초반에 들어가고 여기서의 피드백이 새로운 집에 나타났다면 그래도 구조적이고 탄탄했을텐데. 이전 집에 있었던 담장이나 디딤돌 같은 것을 설명할 때에도 신청자가 이에 의미를 두고 있다거나 하는 내용들은 휘리릭 지나가거나 전혀 언급되지 않고 그냥 설계자 양진석 씨가 임의로 집어넣었다는 식으로 다루어지니 읭? 하는 느낌. 물론 이에 의미가 있으나 설계자가 임의로 집어 넣는 것과 신청자가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시청자가 받아들이기에 매우 다를 것이다. 또 갑자기 새로운 집 부엌에 다짜고짜 냉장고를 보여주면서 낙서할 수 있다고 아이보고 해보라고 하는 것도 너무 억지스러웠다. 그냥 냉장고 PPL같은 느낌. 차라리 권상우가 만든 칠판을 보여주면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아이들의 행동을 강조하고 이를 기억해서 만든 권상우의 행동을 그려내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을 듯. 또 부엌의 구조가 11자 형인 이유가 가족 간의 소통이 원활하기 위해서라고 언급되었는데, 그 이전에 신청자 부모의 인터뷰라도 넣어서, '집이 좁아서 가족 간에 소통을 할 수 없다', 혹은 '밥을 먹으면서도 가족 간에 이야기는 사치다'라는 식의 이야기가 들어갔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그냥 다 PPL 같고 부자연스러워서 기억에 남는 것도 하나도 없다. 적어도 박수홍의 러브하우스를 떠올리면, '따라라라라딴~' 하는 특유의 배경음악이라도 생각이 났지.. 뭐, 첫 화라서 그런가. 

 MC 조합도 실망이다. 제작진의 의도를 생각해보자면, 채정안은 꼼꼼하고 섬세하게 신청자들을 살피고 시공회의에 참여하면서 신청자들의 취향에 맞게 의견을 개진하는 '엄마' 같은 스타일이라면 이경규는 예능 답게 잔잔한 가운데서 갑자기 '웃음'을 주며 분위기를 흥겹게 하는 '분위기 메이커'를 원했던 것 같은데 게스트인 권상우가 이 둘을 다 해버림으로써 MC들이 할 게 없어졌다. 아니면, MC들이 해야 하는 데 못하고 있으니 권상우가 대신 한 것일수도.. MC들이 자리를 못 잡으니 뭔가 프로그램 전체가 헐겁고 위태한 느낌? 처음이라 캐릭터를 잡지 못한 것이라 믿으리라......라고 하기엔 1편 내에서 벌써 계절이 바뀌었는데. (한숨) 

 2시간 내내 많은 것을 채우려고 노력했으나, 결국엔 시청자들의 마음을 채운 것이 하나도 없다는 슬픈 결말.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고 과유불급일지니.. 일단 다음 편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음 편에서마저 프로그램 고유의 색을 찾지 못한다면, 보는 것을 멈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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